드디어 꼬따오에 들어왔어. 생각했던 느낌과 틀린 것도 있고, 같은 것도 있고.. 기대보다 좋은 것도 있고, 좋지 않은 것도 있고...
처음 새로운 환경에 툭 던져놓여지니까, 아주 그냥 만감이 교차해. 조울증 걸린 사람마냥 기분이 바닥과 하늘을 들쭉날쭉 하고 그래..
와... 좋다...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아 괜히 왔나... 생각이 들다가도...
내가 잘하는 짓인가 고민하면서 되짚어 보기도 하다가, 그래 드디어 이런 생활도 해보는구나 하면서 혼자 막 희망에 차고 그래..
읽는 사람 없겠지만, 뭐 내 일기랍시고 쓰는 블로그니까... 남는게 시간인데 또 썰이나 풀자... 오늘은 첫 다이빙을 하고 났더니, 온 몸이 노곤노곤하다. 그냥 사진으로 밀어붙여봐야겠다.
때는 바야흐로 그저께, 나는 코사무이의 이비스 호텔에서 혼자 유유자적 한량생활을 하고 있었지.
이렇게 풀 사이드의 선배드에 누워서 하늘 찍으면서 놀고 있었지.
근데 코사무이까지 왔으니까, 어디든 한군데라도 다녀와봐야겠더라고... 뭐시기 해변이 유명하다고 들었지만! 하지만! 난 배가 고팠고 바닷물을 마실 생각은 없었어.
이전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코사무이는 택시비가 비싸. 뭐 어쩔 수 없잖아. 그래서 어차피 비싼거, 흥정하고 자시고 할 필요없이 투명한 가격으로 운행되는 콜택시를 쓰기로 맘 먹었어. (아... 정보 없는 내 블로그답지 않게 자꾸 팁이 나가네...)
오졌고 지렸고 렛잇고 나비고.... (급식체는 아무리 해도 적응이 안된다. 거참....)
NaviGo라는 앱을 다운받자. 그걸로 콜택시를 부를 수 있다.
이거다. 다운 받아라...
콜하면, 그 차가 어떤 차종인지, 기사가 누구인지, 가격은 얼마인지가 뜬다.
보면 160~240바트라고 써있는데, 미터기는 따로 없고 그 기사도 스마트폰 어플에 최종 가격이 뜨면 그걸 보여주면서 탑승자한테 제시하더라.
이비스 호텔에서 피셔맨스 빌리지 (Fisherman's village)까지 200바트 나왔다. 올 때도 200바트
여기가 피셔맨스 빌리지다. 뭐 힙한 거리라고는 하는데, 아무래도 저녁떄 가야할 듯 하다. 뭐 사람도 없고, 다 오픈하지도 않았고... 뭐 별게 없더라고..
헛. 핏짜!! 피자가 급 땡겼으나, 태국에 와선 태국음식을 먹어야지! 하면서 패스했지.
이런 가게들이 쭉 있다. 나름 꾸며놓은 멋진 오션뷰 바와 카페가 듬성듬성 있었어.
태국 음식을 먹겠다던 쒝희가 결국 치즈버거를 사먹었어.
뭐 그래도 미듐 플리스~ 이랬는데, 딱 미듐스러운 굽기로 나왔고 맛있었어.
삐끼 하던 서양 친구가, 나 입장할때 내 티셔츠보고 '나이스 셔-ㄹ츠!' 라고 해줘서, 훗! 나는 패셔니스타 프롬 코리아 라고 생각하며 으쓱 했는데, 내가 내 티를 다시 보니까 하이네켄 맥주가 그려진 티셔츠여서 그랬더라고.. (얘네 하이네켄 생맥 파는 가게였어.)
그냥 저거 먹고, 나비고~ 렛잇고~ 해서 숙소로 돌아왔어. 또 200바트
아침에 꼬따오로 가야 하니까 간단히 바다 바라보며 라오스의 맥주를 한병 마셔주고 딥슬립 해줬어.
긴 여정을 위해 든든히 조식도 챙겨먹었어.
잠깐!! 밥만 보고 넘어가지마.. 저 스타워즈 반바지가 포인트야. 바지에 집중해 달라고 무릎 가지런히 모으고 사진찍은 정성을 생각해줘.
호텔 투숙한 날, 호텔 로비에 있던 에이전시 통해 예약한 픽업택시+페리 티켓으로, 우선 호텔에 픽업 온 택시를 타고 항구로 갔는데 비가 오더라고..
뭐 어째.. 그래도 가야지..
택시 기사님이 바우처를 들고 롬프라야 페리 표 티케팅 하는 것까지 도와주고 가셨어. 조인트 티켓을 사니까 이런게 좋네..
여기서 난관. 1인당 20kg 수하물만 가능하다고 써있더라고. 티케팅 부스 대기줄 가기 전에 놓여있는 저울과 데스크가 있고, 여기서 무게를 잰다음에 목적지 태그를 짐에 붙여주게 되어있더라고.. 내가 탑승객 중 1빠였는데... 젠장.. 이렇게 본보기가 되는 것인가!
백팩 빼고, 다이빙 롤백과 캐리어 - 이 두개 무게만 재보니까 합쳐서 50kg이 나왔어. 후훗.. 30kg 오버했어. 추가 1kg당 25바트래. 엄훠~ 그럼 750바트네? 레알??
무게 재고 태그 달아주는 아가씨가, 이미 땀으로 샤워를 하고선 불쌍한 표정으로 백팩을 힘겹게 짊어지고 있는 나를 보고는 10kg 오버로 해주겠대. 헤헷~ 데헷~
아가씨 복받을꺼야~ 10kg 땡큐! (찡긋~!)
비도 오고, 날이 흐렸는데... 더위에 쥐약인 나는 이미 육수디스펜서가 되어 육수를 무한공급하고 있었지.
그래서 몸에 육수 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음료를 사 마시면서 배를 기다렸어.
이 계륵같은 50kg 짐들아! 형이 니네 데리고 다니기 너무 힘들다.
비도 주룩주룩 내리고, 내 땀도 주룩주룩 내리고...
가볍게 제로 콜라로 시작~ (나중엔 라임 쉐이크도 추가로 시켜 먹었음)
꼬따오 가는 사람과 코팡안 가는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 가슴팍에 스티커를 붙여주는데, 육수 디스펜서인 내 몸에 스티커가 붙어있을리가 없잖아. 숨만 쉬어도 떨어지더라고...
어쩌겠어. 내 몸에서 그나마 가장 건조한 시계에 붙였지.
롬프라야 직원이 주변을 돌다가 나를 보더니, 영어할 줄 아냐? 중국어할 줄 아냐? 묻더라고... 왜!! 나 중국어 몰라!! 한쿡인이야! 라고 했더니.. 표 샀냐고 묻더라고..
꽃분홍 스티커가 가슴에 안보여서 체크한 거였어. 어느새 헬로키티 시계처럼 되어버린 나의 시계를 보여줬지.
그 직원분은 함박 웃음을 지으며, "오오오오~!! 아이 씨~ 아이 씨~ " 했어.
그래서 내가.. '유노, 마이 스웻..응? 이게.. 드랍... 응? 쏘, 아이 해브 투.. 응? 히어..! 응?? 오케이?' 라고 했더니 '오오오 댓츠 오케이~~ 댓츠 오케이~~ 땡큐!!' 하고 갔어.
배가 도착하고 배를 탔어. 사람들이 실외 자리에 콩나물시루처럼 막 낑겨 앉더라고..
배 2층에 방문이 있었고, 옆에는 VIP ROOM 100 BHT 써있길래 바로 들어갔지. 난 VIP니까..
어이쿠 에어콘 빵빵 쾌적해...
사람도 별로 없어.. 저기 저 밖에 사람들 막 낑겨서 서있고 한거 봐.. 오우~지쟈스!
배는 코팡안을 찍고 코따오로 넘어가.
VIP룸의 갈색 창문을 통해 코팡안에서 내리고, 또는 타는 손님들의 모습을 지켜봤지. 서양사람들 참 많더라. 유모차끌고 애들이랑 온 부부도 꽤 있었어.
VIP룸에서 넓은 의자에 앉아 육수를 말리고 있으면 승무원 아가씨가 와서 100바트씩 징수해가셔. 100바트의 행복이었어요~
창문 밖으로 꼬따오가 보였어.
엇!! 저기는 누가봐도 부다뷰!!!
꼬따오 한번도 안와봤는데도, 꼬따오 관련 블로그들을 여기저기 다 파보고 다닌지라, 딱 보니까 부다뷰인거 알겠더라.
꼬따오 도착하면 다들 우르르 배에서 내리지.
이렇게 꼬따오 땅을 밟는 건가...
항구로 들어가다 왼쪽에 보면 온갖 피켓을 든 픽업 스테프들이 잔뜩 와있어.
난 못 만났어!! 아니 코랄그랜드 어디 있는거야!! 다들 빠져나가고 있는데, 왜 나만 여기에... 난 누구, 여긴 어디?
여긴 어디? 난 누구? 막 이러고 있는데, 사람이 개를 업고 지나가고 막 그러니까 더 막 이상한 나라에 온거 같고, 막 멘붕이 오고 그랬어... 뭐야~ 여기 이상해~
다행히, 코랄그랜드 직원을 만나서, 차에 내 짐을 싣고 샵으로 들어가게 됐어. 오늘 픽업은 나혼자 딸랑 있더라. 역시나 사람 많은 샵은 아닌가보다..하면서 다행스러웠어. (나중에 보니까... 여기도 뭐 충분히 많아. -_-;)
부처님 오신 날 행사한다고 뭔가 막 해놨더라고.. 야시장같이 되어있고, 막 무대도 있고 그랬어. 뭔가 그럴듯해 보였어.
분명 나 혼자 픽업되어서 가고 있는데, 트럭은 이미 꽉찼어. 강아지 업고가는 아저씨를 봤을 때부터 뭔가 확실히 이상하게 돌아가는거 같아.
코랄 그랜드 다이빙 리조트 바로 앞 바다와
따개비를 연상시키는 코랄그랜드 리조트의 숙소들...
확실히 어촌 깡촌 마을에 온거구나 싶더라.
곧 오후 다이빙하고 들어오실 훈강사님과 썬마스터님을 기다리기로 했지. 훈강사님은 코랄그랜드 숙소를 예약해 줄테니, 방에 체크인해서 기다리라고 하셨지만, 난 굳이 리조트 갔다가 또 달방 얻어 또 이사했다가 하느니, 바로 달방으로 가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그냥 기다리기로 했어.
다이빙샵과 Bar가 같이 붙어 있어서 소다수 시켜놓고 마시고 있는데, 개가 있어.
확대해보면...
막 이러고 자고 있어.
그러고 보니 사방에 개야...
꼬따오 첫인상부터가 개 어부바 였는데,
내 짐을 한 켠에 놨더니 어느새 두마리가 또 늘어져 자고 있어.
꼬따오는 꼬(섬) 따오(거북이) 라고 거북섬이라고 하던데, 그냥 개섬이 맞는거 같아.
(구글 검색해보니, 개가 마~ 라는데... 꼬마~ 귀엽네... ) (개 H̄mā)
개구경하다보니까 오후 다이빙 끝내고 배가 들어오더라고..
짐 바리바리 나눠들고 차로 실어서 장비실로 옮겨놓는 방식이야.
장비실에서는 강사와 마스터와 DMC들이 막 장비를 바쁘게 정리해. 이젠 내가 해야할 일이네?
그렇게 오후 다이빙 정리를 마치신 훈강사님과 썬마스터님을 만났는데, 어후~ 인스타랑 카페에서 사진으로만 보다가 직접 만나니까 뭔가 연예인 만나는 기분이더라. ㅎㅎㅎ
비도 계속 오는데, 훈강사님이 내 짐을 나눠들어주시고 비를 헤치고 달방 내놓은 집 찾아가서 달방 계약하고, 짐 올리고, 막 난리도 아니었어. 강사님이 고생 많이 하셨지.
짐 대충 정리하고, 셋이 저녁을 먹으러 갔어.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꼬따오 첫 식사는 진짜 타이음식으로 시작하게 되어서 기분 좋았어. 레오 맥주도 한잔씩 곁들이고...
나오자마자 찍었어야 했는데, 띄엄띄엄 나오다보니 먹다가 찍게 됐네. 암튼 맛있었어! 그냥 태국 시골의 향기가 물씬~!
따오 생활에 대해, 다이브마스터 교육 진행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 듣다가, 다음날 아침 오전 다이빙 일정을 위해 일찍 집에 들어갔지.
코랄그랜드는 아침 일정이 빠르게 시작해. 장비실까지 오전 5시 30분까지 집합이야. 숙소에서 어두컴컴한 새벽길을 걸어가는데, 날벌레들 막 날라다니고 정신없었어. 하지만 그거보다 더 식겁했던 건 두꺼비인지 개구리인지 뚱뚱한 애들이 갑자기 바닥에서 툭툭 튀어올라와~~ 으아~~ 곤충, 양서류, 파충류 다 싫어!! 쀄에에엑!!
이러저러하게 장비를 준비하고, 이렇게 바다에서 기다리다가...
작은 보트를 타고 이동해서 큰 보트로 옮겨타서 다이빙하러 가는거야.
저 개는 어제 내 가방 옆에서 자던 놈 같은데, 내리라고 해도 자꾸 보트에 올라타서 우선 같이 갔어. 큰 보트에 태우진 않았고 다시 작은 보트 타고 돌아갔어.
아무리봐도 여긴 꼬따오가 아니라 꼬마 라니깐...
원래 체크다이빙 때에는 카메라는 들고들어가지 않는 편이라서, 그다음 사진은 없어.
첫 포인트는 춤폰 피나클.. 크고 작은 고기떼들이 엄청 나!! 푸질리어 떼들이 보이면 대쉬!! 해서 사이를 뚫고 지나가면 아쿠아리움 어항속에 있는 느낌이 들더라.
두번쨰 포인트는 난파선이었어.. 배보다도, 바다 자체가 신기했어, 난파선 부위부위마다 수온약층이 조금씩 뭉쳐서 존재해. 배 주위를 오르락 내리락 할 때마다 따뜻했다 시원했다를 반복하니까 나름 좋더라고...
이제 주구장창 더 해봐야 알겠지. 포인트 싹 외워서 네비게이션도 할 줄 알아야할거고..
-뽀나쓰
왜 내 짐이 50kg을 육박하였는가...! 얼마나 쓸데없는 것들을 다 챙겨왔길래??
그냥 맛뵈기....
경추 베개 (이게 진심 오버인 듯... 베개라니..)
플레이스테이션과 타이틀, 그리고 놋북과 타블렛..
선글라스 7개, 포토프린터 + 인화지 100장, 그리고 휴대용 선풍기
(나 얼굴 가려주는 선글라스 사랑함..)
두피마사지기, 헤어드라이기, 왼쪽에 있는 파우치에는 래쉬가드 6개, 보드숏 5개, 워터래깅스 2개
전기면도기 (이건 좀 평범)
빨래줄 (파라코드 줄과 스토퍼와 카라비너로 조합해 만든거), 사진엔 없지만 여행용 옷걸이 6개
경추견인기(디스크닥터), 넥헤먹 (Neck Hammock), 프렌즈 AI 스피커, 모기향매트
USB모기향, 여행용 코드(USB충전기겸용), 220v 타이머 코드
USB 6구 충전기, 올림푸스 TG-5 (사진엔 없지만 수중하우징과 돔렌즈), 소니 액션캠 AS300, 그리고 26650 배터리 2개, 18650 배터리 2개, 직진형 랜턴 1개, 확산형 랜턴 1개
더 잡다한게 많이 있지만... (예: 바리깡, 여행용 워터픽, 전동칫솔, 음이온발생 빗, 아쿠아필링기까지!!! -_-:::)
이렇게 들고 와서 느낀점....
혹시나 나처럼 바리바리 싸들고 오시겠다는 사람 있다면... 뭐 막상 들고와서 갖고 있으니까 이래저래 편하고 좋긴 한데, 굳이 들고 올거는 좀.. 고민 좀 해보시라..고 말하고 싶네.
있음 편해. 근데 없어도 안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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