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듯 특별하게, 한식으로 여름나기
- 무더위엔 돌문어, 장마 한기엔 된장전골, 입맛 없을 땐 평양냉면
- 계절의 고비마다 골라 즐기는 '여름 한식' 세 가지를 소개한다.
- 외국 음식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더위를 든든하게 버티게 하는 건 결국 늘 곁에 있던 우리 한식이다. 열대야·장마 한기·여름 입맛이라는 세 가지 곤란을 한식으로 현명하게 나는 법을 짚어 본다.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훌쩍 찾아왔다. 이 여름을 어떻게 현명하게 날 수 있을까. 거리 곳곳에 다양한 외국 음식이 유행처럼 번지며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처럼 무더위를 든든하게 버티는 데에는 역시 한식만 한 것이 없다. 늘 가까이 있어 평범해 보이지만 조금은 특별한 한식으로, 올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법을 소개한다.

열대야에는 시원한 돌문어 숙회 한 접시
한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열대야. 기후변화로 열대야 일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름밤 나기는 해마다 더 고단해지고 있다. 이런 무더운 밤에는 돌문어 숙회와 시원한 하이볼 한 잔으로 하루의 더위와 피로를 씻어내는 것은 어떨까.
돌문어는 고단백·저지방 식품인 데다 피로 회복에 좋은 타우린과 각종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해, 더운 여름밤을 함께할 보양식으로 손색이 없다. 문어는 가격 부담에 선뜻 즐기기 어려운 메뉴로 여겨지지만, 쫄깃한 식감과 진한 감칠맛이 일품인 돌문어를 전문으로 하는 '석문어'에서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돌문어 요리를 만날 수 있다. 맛집의 척도로 꼽히는 블루리본 서베이에도 이름을 올린 곳이다. 든든한 한 끼를 원한다면 돌문어 샤브전골, 미나리칼국수, 돌문어 버섯전 등 곁들임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어 술안주로도, 식사로도 좋다.

에어컨·장마로 시려진 몸을 데우는 된장전골
여름은 더위만의 계절이 아니다. 춥고 습한 장마 역시 우리를 괴롭힌다. 특히 습기를 잡기 위해 종일 틀어 둔 에어컨은 몸을 시리게 하고 냉방병을 부르기도 한다. 에어컨 바람과 장마철 급격한 기온 변화로 으슬으슬 한기가 들 때는, 따뜻한 된장전골로 몸 안쪽부터 데워 보길 권한다.
흑백요리사로 널리 알려진 선재스님과 '아기 맹수' 김시현 셰프가 알려 주는 된장 요리 레시피가 유명해지면서, 평범하게만 여겨지던 전통 된장의 진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된장 요리를 메인으로 즐길 기회는 흔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 평범해 보이는 된장 요리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된장전골을 전문으로 선보이는 '옥된장'에서 그 진가를 다시 발견해 보자. 깊고 구수한 된장전골과 소고기 수육전골이 냉방병으로 허해진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토닥여 준다. 미나리전과 막걸리도 갖춰져 있어 장마철 궁합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다. 7~8월 두 달간 비 오는 날에는 미나리전을 50% 할인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니, 가까운 '옥된장'을 찾아 보는 것도 좋겠다.

입맛 없는 여름의 정답, 평양냉면
여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별미가 평양냉면이다. 의정부·장충동 계열의 오랜 노포부터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 강자까지, 평양냉면은 해마다 새로운 미식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올여름에도 나만의 평양냉면을 찾아 나서는 재미를 누려 보자.
낡은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이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이제는 문래동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다양한 맛집과 카페가 들어선 문래동의 한 골목, 오래된 철공소를 리모델링한 '철산장'이 평양냉면 신흥 강자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평양냉면에 진심인 젊은 사장이 직접 면을 뽑아 내는 자가제면 평양냉면은 완성도가 만만치 않다. 돼지 제육이나 평양만두를 곁들이면 더욱 든든하다. 이미 웨이팅이 생길 만큼 알려졌지만, 그만큼 기다릴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이다. 운영자가 직접 꾸리는 인스타그램을 구경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멀리서 찾아오는 단골과 지인들로부터 지점 문의가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철산장'의 철학과 맛을 함께할 파트너를 찾기 위해 진지하게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머지않아 문래동까지 가지 않아도 집 근처에서 이 평양냉면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른다.
올여름, 무더운 밤에는 돌문어 숙회로, 장마철 한기에는 된장전골로, 입맛이 없을 때는 평양냉면으로. 늘 곁에 있던 평범한 한식이 건네는 특별한 위로로 더위를 현명하게 나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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