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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잉여생활/2009 Diary

전국일주 4일차...

by DOCKERNOIN 2009. 10. 22.

일찍 일어나면 시간이 많아져서 참 좋은 듯 합니다.
전날밤 잠을 설쳐서 2시간정도 선잠을 잤지만, 그래도 일출을 보겠다는 생각에 4시에 일어나게 되더군요.

호미곶이 바로 근처라 바이크를 끌고 갑니다.

등대가 바다를 열심히 비추고 있었습니다.

서서히 하늘이 밝아집니다. 춥긴 하지만, 해뜨길 기다려봅니다. 저멀리 어선들이 켜놓은 집어등이 빛나는군요.

상생의 손... 바다속에는 오른손이, 마주보는 육지 위에는 왼손이 있지요..

갈매기들도 일출보러 왔습니다.

떠오른 태양 앞으로 지나가는 어선이 한폭의 그림을 연출하는 군요...

출사나온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홀로 바이크타고 온 사람은 나 혼자...  ㅎㅎ
(아놔~ 외로워~.. 왠지 서러워서 컵라면 먹을라다가 그냥 말고 빠져나옵니다.)

다음 목적지는 울산, 부산입니다. 가는 길에 경주도 들려야겠지요..

열심히 달려 경주에 들어서니, TV로만 보던 탑모양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오...... 공간활용성은 떨어지지만, 이런 건물.. 매우 좋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건물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경주를 들려서 가려던 이유는 또 있습니다.
경주에 유명한 커피집을 가려던 것이죠... 약배전 커피로 유명하다는 슈만과 클라라....
지도를 뒤지고 뒤져서 겨우 찾아갔습니다.

아침 일찍이라 닫혀있겠거니.. 하고 주변 PC방에서 기다려봅니다... 11시에 오픈이라는데, 기다려도 열질 않습니다.
베스킨라빈스에 가서 물어보니... 영업안한댑니다.. 커헉~!!! 이런!!!!

그래서 그냥 다시 울산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사간 거 였다는 군요.. 동국대 근처로..........으윽...
 동국대 옆에 있던 PC방에서 시간 떼웠던 건데.. 왜 그걸 못봤을까요!~)

근데, 경주에서 헛탕치고 나니, 울산으로 바로 가기 싫더라구요..
그래서 조금 돌아서 가기로 했습니다. 지도를 보니 소싸움으로 유명한 청도가 근처더라구요..

그래서 청도 갔다가 울산으로 가기로 결정!

경주 곳곳에 있는 왕릉을 지나..... 청도로 가는 국도를 찾는 중입니다.

이 길이 청도로 넘어가는 국도의 초입입니다. 무영왕릉을 지나가면 나오는 길이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길을 따라 가니 산길이 나옵니다.
와인딩하기 딱 좋은 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잠시 노견에 세워놓고 불쌍하게 담배한대 피고 있자니, R차 한대가 왔다갔다 하면서 와인딩을 타고 있습니다.
오호... 이 지역 바이커들은 여기서 와인딩을 타나 봅니다.
하긴 길이 포장상태도 참 좋고, 와인딩 하기에도 참 재미있습니다.

소싸움하는 곳입니다..... 시즌이 아니라 폐쇄 되어있더군요.

가로등에 있던, 씨름하는 소 마스코트.... 재미있었습니다.. 소싸움.. 이러면 왠지 소끼리 복싱하는 느낌인데,
사실 소 씨름이 더 맞는 거겠죠..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안에 들어가서 한 컷!!! (관리인 아저씨가 점심식사하러 간 틈을 타서...)
이 컷 찍고 나오는데 관리인 아저씨들에게 걸려서.. 들어가면 안된다고 한소리 듣고... ㅎㅎ

사실 들어가지 말라고 써있지도 않아서 모르고 들어간거였는데...

길따라 가는데, 청도는 완전히 감 천지입니다.
도로 양쪽이 모두 감나무....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습니다.

'와인터널'이라는 이정표를 발견합니다.
어라.... 이건 또 뭐지?....... 그냥 무작정 가보기로 합니다.

여기가 와인 터널이네요...

읽어보진 않았습니다. ^^;;;;

터널 입구에 크게 걸린 감이 인상적입니다... 청도가 감이 유명하다고 해도.... 와인터널인데 왠 감이지?

꽤 어둡습니다....

와인 시음과 판매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와인을 사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자리들도 있구요..

감나무 데코레이션과, 와인통에 LCD 모니터를 붙여서 홍보영상을 틀어주고 있었습니다.
꽤 깔끔하게 잘 만들어 놓은 곳입니다.

알고보니 감으로 만든 와인을 파는 곳이더군요..
터널 끝에는 이렇게 와인 저장고가 있습니다.

감 와인은 맛보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터널이 꽤 길어서.. 끝까지 들어갔다 나오느라 지쳤거덩요.. -_-;;
(특히 라이딩 부츠, 자켓, 바지를 입고 걸으면... 꽤 힘들어요....)

청도에서 나와서 울산을 가는 국도를 탑니다.

열심히 달려서 울산에 도착할 즈음, 표지판을 보았습니다.
'자동차 전용도로 끝 500m'
뭐야.... 여기 자동차 전용도로야?? 왜 시작점에는 표시가 하나도 없이 끝에 와서야 알려주는 거야???

이번 여행 중에 알게 된 사실은.....
우리나라 지도상에 있는 많은 국도들이 4차선으로 재정비되면서 자동차 전용도로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그럼 우회로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습니다..
구도로? 구도로는 도로 번호도 없더군요...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참나.... 특수 도로도 아니고, 전국을 연결하는 기본 국도들도 모두 자동차 전용도로로 바꾸면 어떻합니까??
이 나라에 자동차만 도로위를 굴러다니는게 아니란 말입니다.
바이크타는 사람들은 더이상 지도하나만으론 우리나라를 여행할 수 없는 때가 왔습니다.

고속도로 통행 허가하라는 등의 얘긴 하지도 않겠습니다. 지금 있는 국도나 그대로 좀 냅두세요...

우리나라 교통 행정하는 사람들의 단세포적 발상에 짜증나서 달리는 중에... 어느덧 울산에 도착했습니다.

울산에서의 목적지는 빈스톡입니다!~

커피 명인이 하는 곳이지요...

입구부터 재미있는 간판이 있습니다. 빈스톡은 커피숍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커피숍으로 운영하셨는데, 지금은 로스팅한 콩을 판매하시고, 창업상담이나 커피 애호가와 만남 정도만 하고 계십니다.

커피콩을 100g단위로도 판매하고 계십니다.

로스팅할때 자신만의 손맛을 내기 위해 소량으로 로스팅하는 기계를 쓰신다는.....
이 기계는 주물로 만들어서 요즘은 구하기 힘들다고 하시네요.
강릉의 박이추 선생님도 주물로 만든 작은 기계를 쓰셨었는데, 지금은 주문량이 많아 대형 기계를 쓰고 계신다고 합니다.


어떻게 오셨냐는 말씀에.....
'커피를 좋아해서 무작정 찾아왔습니다!' 라고 말씀드렸더니,
잠깐 기다리라고 하십니다. ^^;;; 이미 손님이 계셔서 그 분들과 대화중이셨거든요..

그 분들이 가시자, 제게 어떤 커피를 좋아하냐고 물어보십니다.
'전 촌스러워서 그런지, 그냥 쓰고 진한 커피가 제일 좋던데요?' 라고 말씀드리니,
그럼 한번 드셔보시고 얘기하지고 하시면서 바로 커피를 내려주십니다.

커피 콩을 갈아넣고, 우선 물을 조금 부어 불림을 합니다.

갓볶은 콩일수록 불림이 잘 된다고 합니다. 스물스물 많이 부풀어 오르는 모습에 깜짝 놀랐네요. ^^;;
이제껏 제가 본 콩들은 다 오래된 건가 봅니다. 저렇게 부풀어 오르는 건 첨봤습니다..

고수의 핸드드립 시전!!!

동심원을 그리며 물을 부어줍니다. 부풀어 오르는 것을 지켜보면서 반복....

어느 정도 양을 추출했다 싶으면 바로 뺍니다.
전 물 부은 것이 모두 내려올때까지 추출하는 줄 알았더니, 아니라고 합니다.
딱 적당량 추출하는 것이 맛을 내는데 중요하다고 하시네요..

우와!!!!!!!!!!!!! 맛이 예술입니다!!!!!!!!!!!!!

정말 감동먹은 커피의 맛!!!
케냐AA로 내려주셨는데, 제가 강한 커피를 좋아한다고 하셔서 50g으로 진하게 내려주셨습니다.
(보통 에스프레소는 7g정도 쓰고, 드립할때도 10~30g정도 쓴다고 하시는데...)

왠만한 에스프레소 맛 저리가라입니다.
첫 맛은 강한 쓴맛이 혀를 감았다가, 어느새 커피의 신 맛으로 바뀌어 혀를 자극합니다.
끝맛은 다시 씁쓸하지만 강한 커피향이 입안을 맴돌며 서서리 사라집니다.
목으로 넘긴 후에도 커피 향과 맛이 입안에 남아 가시질 않습니다.

커피에 대해 이런저런 말씀을 듣고 콩 9종류를 50g씩 샀습니다.
본래 100g이 기본 단위인데, 제가 커피 콩을 종류별로 맛을 알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50g씩 여러종류로 포장해 주시겠다며 챙겨주셨습니다.

100g당 7000~8000원 정도인데.....
제가 커피를 좋아하는 것 만으로도 좋다시며,
"콩을 드리고 아예 안받을 수도 없으니, 그냥 서로 딱 만원만 주고 받읍시다." 라고 하시며
제 값을 치루려고 하는 저를 극구 만류하십니다... 아~ 정말 커피맛이나, 선생님이나 모두 감동적인 곳... 울산에 가실 분들은 꼭 들려보시길 강추합니다.

커피콩을 보니.. 커피콩에 기름기가 돌아 광택이 나고.. 다른 곳에서 산 커피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특히 이 곳은 '강배전'전문이니, 저처럼 강한 커피 좋아하시는 분에겐 최고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강배전을 전문으로 콩 볶는 분은 이 분 밖에 없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향긋한 커피향이 입안에 남은 채로, 부산을 향해 다시 달립니다.
부산으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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