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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잉여생활/2009 Diary

전국일주 2일차...

by DOCKERNOIN 2009. 10. 22.

2일째의 날이 밝았습니다.
만리포를 빠져나와...어디로 갈까 살짝 고민해봅니다..

그래도 서해에 왔는데, 대천 해수욕장 구경이나 가자..! 고 마음먹었습니다.
지도를 보니 방조제 두개 넘어가면 금방이군요...

다시 또 출발!!!

서산넘어가는 방조제에서 잠시 바이크를 세웁니다.

깃털 구름이 뭔지 확실하게 보았던 하루입니다.

제가 찍었지만, "정말 우왕~~ 멋지다~~" 입니다. ㅎㅎ

어색한 셀프샷 한번 도전해 봤는데....... 역시나 호빗족의 슬픔.... 바이크가 무척 높아뵙니다.
아무리봐도 제가 타고온 바이크 같지 않아뵙니다.. -_-;;

이렇게 말이죠...... 지금은 대천 찍고 대전에 가는 길을 보는 중입니다..

대천을 가는 길에 작은 동네가 나왔는데, 굴을 파는 가게가 몇개 모여있는 동네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천북굴단지가 있는 '장은항'이라고 하더군요.

은포수산 사장님이 잠시 나와서 사진찍는 절 보시더니.....
'어머! 우리 동네 찍어주시는 거에요?' 라며 고마워하십니다.(!!)
아...... 작은 동네가 여행자의 사진기에 담기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시는 분....
저도 기분이 좋아져서 가게로 들어가 굴을 사볼까 했습니다. 굴은 올해 풍년이라고는 하는데, 아직 안잡았다고 합니다.
이번 달 말에나 잡는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자연산 냉동 대하를 구입했습니다. 주소를 적어드리면, 택배로 발송해 주십니다.
집으로 넉넉히 2Kg 발송했습니다.

맛있는 식혜를 한잔 따라주시면서
오토바이 타고 여기까지 왔냐하시면서, 당신 아들도 오토바이 탄다고, 그래서 걱정이라고 하시길래, 안전장구 잘 갖추고 안전하게만 타면, 저처럼 전국여행도 할 수 있는게 오토바이라고.. 걱정마시라고 말씀드렸네요.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대하를 보내시면서 함께 카드를 직접 써서 보내셨습니다. 요즘 전어가 맛있는 철이니, 전어도 맛보시라고 하시면서 전어 4마리를 함께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대하나 굴 필요하신 분, 위 사진속 전화로 주문하시면, 바로 택배발송 해주십니다~
좋으신 분이라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이 이용하세요~ ^^;;;


대천해수욕장을 찾아가는 국도길.....좀 헤맸지만... 이런 멋진 길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달려 대천해수욕장에 도착....
아...... 큰 해수욕장이긴 하구나.....

사람들 노니는 것 구경하면서... 역시나 담배 한대 피우고.......
그닥 큰 감흥은 없어 다시 출발.....

보령을 거쳐, 논산을 향해 고고씽!!!
논산...... 왠지 입대했을 때의 기분을 느끼면....
그 당시 제대만 한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그때의 마음가짐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었던 것 같은 마음에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보령에는 석탄 박물관도 있더군요.... 입장료가 유료라서 패스..-_-;;

보령에서 논산을 향해 가는 길도, 온통 황금물결이었습니다.

드뎌 강경 도착.... 젖갈의 고장이자, 제 외가가 있는 곳입니다.
외갓집을 가보고 싶었으나,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왠지........... 뒷마당 커다란 감나무에서 감따던 생각이 나네요..

하늘이 시원하고 태양이 쨍해서, 세워놓고 계속 카메라 놀이중입니다.

이제 그만하고 논산으로 갑니다.. 논산 연무대를 찾아 가는데 살짝! 헤맸지만,
1번국도를 만나고 나니 금방이군요...

아..... 그때 도살장 끌려가는 기분으로 들어갔던 그 문이 보입니다......

오호!!!!!!! 입대전 머리 밀었던 화랑이용원도 보이구요.........

부모님이.... 입대하기전 고기 먹고 들어가야 한다고 불고기 백반을 사주셨던 화랑회관도 보입니다... 그땐 입대하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로 북적북적했는데......

아.....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은 고사하고, 왠지 기분만 찝찝해집니다. -_-;;;


일병도 달기도 전에 고무신 거꾸로 신었던 여자친구도 생각나서 갑자기 분노가 차오르고,

왠지 다시 군대에 끌려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해오고, 

어느새 나도 나이를 먹어 민방위가 되어 전쟁나도 군대는 안끌려 가겠구나란 생각에 안도감도 가졌다가,

아놔.. 내가 벌써 민방위하는 나이라는 생각에 겁나 우울해져 옵니다....



대전에 아시는 분이 바이크샵을 하셔서 거기로 가기로 하고...바로 다시 고고씽~!!!
단, 바로 가면 시간이 남으니까..... 근처 계룡산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대전초입 갈림길을 만납니다... 오른쪽으로 빠져서 계룡산으로 고!고!

아~~~ 좋쿠나...........왠지 도를 닦아줘야 할 것 같지만,
산을 올라가볼 생각은 전혀 안합니다... 본래 계룡산의 정기를 산을 타고 내려와서
여기 밑자락에 깔려있을꺼야.... 라고 생각하며, 근처 매점에서 컵라면 하나 끓여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봅니다. '역시 컵라면은 우육탕이야...'라고.....

이제 슬슬 대전으로 갑니다.

여기가 바로 대전의 H&M 모터사이클.....

이 곳은 할리나 BMW 라이더라면 적극 추천하는 곳!!! 기타 다른 바이크라도 좋아요~~

추천이유.....
여기 싸장님은 본래 할리를 즐겨타시던 프로그래머셨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꿈을 이루시기 위해 모든 걸 접고 미국으로 건너가
할리 미케닉 스쿨과 BMW 미케닉 스쿨을 모두 졸업하고 오신 분입니다.
(학교 이름은 기억이 잘...... 암튼 할리와 BMW모터라드 본사에서 운영하는 스쿨이에요..)
정식 코스를 밟고 오신 분이시죠.. 정통파시니까... 믿을 수 있으실 듯!!!

사실 제 지인은 이곳의 싸모님이십니다. ^^;; 예전 직장 상사시구요..이번에 가서 싸장님하고도 친해졌습니다 ^^ 

고객분들이 이렇게 할리를 맡겨놓고 다니신다고 하네요.
다 고객분들의 할리입니다..

이번에 정비 들어왔다는 쵸퍼가 저 뒤로 보이네요...
따로 빼놓은 뒷타이어의 크기가.... 저 쵸퍼가 어떤 놈인지 정말 궁금케 합니다.

본래 라이더셨던 분이 샵을 개점하여 운영하시다보니, 보통 샵에서 말도 안되게 사람 속이는게 너무 싫으셨대요.
눈탱이 안치고, 정식 공임과 정식 부품값만 받다보니 여지껏 늘 적자만 났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근래부터 악세사리도 조금씩 팔기 시작하셨다는군요.

싸모님께서는 적자를 메꾸기 위해 근처 대학과 기업에 영어 강사를 나가고 계십니다.
정직하게 운영하면 적자가 나는 구조가 참 아이러니 합니다만,
덕분에 손님들이 조금씩 늘어가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래도 정비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조만간 커스텀 바이크를 만드는 제조업을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정비중이신 사장님입니다.

뒷타이어 장난아닌 쵸퍼.......

대전에서 1박하기로 하니,
이 샵 단골이신 할리오너분께서 숙소를 알아봐주십니다. 대전 유성 시내 한복판에 여관 3만원.....오호.. 좋쿠나..

저녁은 또 다른 할리 오너분의 삼겹살 집에서 먹기로 합니다.

H&M Motorcycles의 싸장님과 싸모님... 공식 직함은 '대표 박흥규'님과 '대표이사 조미선'님이십니다. ^^
대표가 둘이다보니 민망해서 사람들에게 명함을 줄 땐, 둘 중 한분 것만 주신다는....ㅎㅎ

이 삼겹살 집의 주인께서는 부부라이더십니다.
안주인께서는 883 스포스터를 타신다고 하네요.
곳곳에 부부가 함께 바이크타고 투어다니셨던 사진이 붙어있습니다.

(사진의 제일 오른쪽 분이 이 삼겹살집 오너시자 할리오너시자 부부라이더이신 분 ^^)

이 날 술자리에서 다같이 소주 9병을 마셨지만, (제가 한 4병 마신 듯 ;;)
술도 거의 취하지 않고, 다음날 숙취도 없었던 그런 날이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가지면... 주량은 무한대가 되나 봅니다.


제 여행 중 가장 많은 것을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형님(H&M싸장님)이 싸모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혁진아 고맙다. 우리 부부가 처음 대전에 내려왔을 때, 우리 부부 친구들중 바이크 타는 사람들이 다 한번씩 오겠다고 했었는데...
 내 친구들은 몇 내려왔는데, 우리 와이프 친구중에 바이크 타고 내려온 건 여지껏 아무도 없었거든....
 니가 처음이다. 니가 우리 와이프 면을 세워줘서, 정말 고맙다.'

아... 두 분 천생연분이십니다. 감동.......

제 전국여행중에 가장 보람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두 분이 서로 아끼며 같은 곳을 바라보고 계시면서, 힘들어도 서로 의지하고 서로 돕고 서로 믿는 모습이...감동이었습니다.


두분 행복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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