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면적이 8.4㎢ 라고 해. 꼬따오는 21㎢ 의 면적을 갖고 있어. 2.5 배의 크기지. 내가 여의도 오래 살아봐서 아는데, 여의도도 전역을 걸어다니면서 살기엔 꽤 크거든? 꼬따오는 대중교통도 없는데, 어떻겠어... 당연히 스쿠터를 사야지.
페이스북에 'Koh Tao for sale' 이라는 그룹이 있어. 거기가 꼬따오의 중고나라 라고 보면 되는거지.
거긴 별별거 다 팔아. 상태가 좋지 못한 애들도 많지만, 상태 좋은 물건도 종종 나와서 가끔 들어가보면 괜찮겠더라고...
스쿠터는 상태에 따라서 8,000바트에서 15,000바트 사이에서 나오는 듯 해. 스쿠터 말고 TW200 이나 오프로드 바이크 같은 것도 나오더라고. 그런건 몇만 바트씩 하고...
나도 Koh Tao for sale에서 스쿠터를 고르다가, 상태는 모르겠지만 겉모습은 깔끔한 놈을 찾아서 몇일 전 거래를 했어. (겉이 깨끗하면 나중에 팔때 좀 유리하거든)
역시나 겉모습이 깨끗한 편이다보니 비싸게 불렀어. 2,000바트를 깎았더니 애가 울듯한 표정으로 impossible, bro~ 하더라.. 그래서 1,000바트만 깎아서 눈탱이 맞고 샀어.
혼다 클릭이란 놈이야. 110cc (번호판과 Green card 포함)
태국은 자동차등록증 같은 걸 green card라고 부르더라고. 번호판과 green card가 있는 것을 사야 비싸게 팔 수 있고, 언제 있을지 모를 경찰 단속에 무사할 수 있다고 해.
거래할때, 그 놈한테 '나 여기 처음이야. 니가 와!' 라고 해서, 걔가 내 숙소 근처로 왔어. 시운전 해보니 힘도 나름 있고 괜찮길래 산다고 했지.
거래가 끝나고 나한테 스쿠터 판 녀석이 자기 집까지 좀 태워달라고 하길래.. 알았다고 니가 운전해 내가 뒤에 탈께 하고선 매핫쪽으로 향했어. 그랬는데... 내가 꼼꼼히 안 보는 바람에 속도계와 빵빵이 혼이 나간 걸 뒤에서 타고 가면서 알았어.
달리면서 물었지.
"야. 이거 속도계 안되잖아" - "어~ 꼬따오 스쿠터들은 대부분 속도계 안돼"
"야. 이거 혼도 안되는데?" - "어...어... 그렇네.. 어... 아! 저기는 일방통행이라서 저쪽으로 들어가면 안되고, 저기로 가야해. 그리고 저기는 커피가 맛있고.. blah blah"
이 자식, 클레임 하니까 갑자기 관광 가이드로 변신했어. 살짝 분했지만, 이 놈 하는 짓이 귀여워서 그냥 넘어가기로 했어. 꼬따오 오니까 나 갑자기 관대해지더라고...
게다가 꿀팁들을 던져주길래 '오올~ 그래?' 하면서 들으면서 갔어. (젠장.. 근데 그 팁 중에서 매핫피어 들어가고 나오는 길이 일방통행이란거 밖에 기억이 안나..)
눈탱이를 맞았든 말든 샀으니까, 정비를 해야지. 매번 중고차를 살 때마다 소모품 교체하는 습관이 있어서, 이것도 정비하러 나갔어.
집앞에 정비소가 있길래 탈탈탈 끌고 가서, 엔진오일 체인지! 필터 체인지! 미션오일 체인지! 를 외쳤어.
엔진오일 교환 150 바트, 미션오일 교환 130바트, 에어필터 270 바트 였던거 같아. 필터가 젤 비싸더라. 총 550바트라길래, 500!! 외쳤더니 난색을 살짝 표하다가 그냥 포기한 듯 오케이하면서 너털 웃음 짓고 정비 시작하셨어.
아저씨가 빵 터져서 날 쳐다보고 웃으셨어. 잉? 왜? 하고 봤더니... 엔진오일 배꼽을 땄는데, 오일이 안 나와. 한방울도 안나와...
나한테 스쿠터 팔고 바로 투어 가이드로 변신한 그 색히! 역시 대단한 놈이었어. 살 때 오른쪽 눈탱이 맞았는데, 사고나니 왼쪽 눈탱이도 마저 맞은 기분이네~
근데, 한방울도 안나오는 엔진오일을 보고, 화도 안나고 재미있어. 또 한편으론 와~ 엔진오일 한방울 없이 굴러가는 스쿠터라니.. 혼다 기술 쩌는데~ 라고 생각한 나도 웃기고... 따오생활이 날 관대하게 만들고 있다니깐....
미션오일 뚜껑 땄더니, 보령 머드축제 할 때 온몸에 발라대는 머드팩같은 액체가 나오는 것도 신기해 하면서 정비를 마쳤어. 혼은 나중에 바꿔야겠다.... 속도계는 마일리지 올라가니까 안바꿔야지 ㅋㅋ (보니까, 꼬따오포세일에 나오는 오토바이 대부분이 속도계가 망가져 있더라. 그 눔 쉑히가 거짓말 한 건 아니네.. )
요즘 꼬따오 와서 식욕이 급격히 없어져서, 하루에 한끼를 먹는거 같아. 이유는 알 수 없어. 더위먹어서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그냥 한끼 사먹고, 자기전에 맥주 한두캔 마시고 자는 거 같아. 뭐 살빠지고 좋겠지..
그래도 배가 고파져서 타코를 먹으러 갔어. 이 역시 집 주변에 있던 집인데, 훈강사님이 '먹을만 해요. 타코보단 부리또가 더 맛있어요.' 라고 하셔서 가봤지.
저 해골은 텍라인 사이드마운트BCD에 있는 애랑 닮았네.
한 끼도 안 먹어서 배가 좀 고프긴 했어. 그래서 부리또+음료 세트를 시켰어. 근데 매콤한 것도 땡기더라고.. 메뉴에 팟타이도 있길래 그것도 시켰어.
바다돼지다이빙팀 멤버로선 이정도는 먹어줘야 하잖아? 라고 오기를 부렸던 거지..
소스통 둘과 부리또 세트가 나왔어. 커.. 너무 커... 내가 알던 부리또보다 커..
그냥 위에서 보면 그런대로 적당한 크기 같은데,
먹어보니, 안이 꼴똑 차 있어서 막 건더기들 후두둑 바닥에 떨어지고 난리났어.
그냥 먹으면 좀 밋밋하고 느끼할 수 있는데, 저 소스 두개를 번갈아 발라 먹으니까 아주 꿀맛이더라.. 하나는 살사 소스 같았고, 하나는 과카몰리인 척 하는 다른 소스였어. 과카몰리인 줄 알고 담뿍 올려 먹었더니 새콤달콤 하더라..
1/3 정도 먹었는데 이미 배가 불러오려고 해. 아.. 잘못시켰다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근데, 아주머니가 팟타이를 들고 오셔서 쿨하게 탁자위에 툭 놓으시더라..
어... 어라? 이거 풀사이즈인데? 면의 양이..... 라면 2개 끓인 느낌의 양이었어.
놀라서 입에 부리또 머금은 채로, 아주머니를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어.
그랬더니 아주머니도 피식 하더니.. 남기면 싸줄께~ 걱정마~ 라고 하시면서 웃으면서 가버리셨어.
아... 이걸 어쩐다...
부리또는 이미 반이나 먹고, 배불러 하고 있었는데.....
이쯤에서 부리또는 과감히 포기하고, 팟타이에 집중했어. 팟타이 겨우겨우 거의 먹었어. 남은 부리또는 포장해 달라고 해서 들고 왔어.
혼밥하더라도 이젠 메뉴는 하나만 시켜 먹어야겠어. 내가 예전의 그 돼지가 아닌거냐, 아니면 여기 양이 많은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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