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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E..LIVE..DIVE..LIVE../2018 Koh Tao

멜랑꼴리...



요즘은 기분이 좀 다운되어 있는 시즌.

일년에 몇주간은 좀 기분이 다운되는 시기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버지 제사가 다가오는 때야. 아버지가 돌아가신지는 어느새 8년이 되었어. 시간이 참 빠르네...


멜랑꼴리한 기분을 전환해보려고, 몇몇 뻘짓을 하며 시간을 보냈어.


우선 장비갖고 놀면서 시간이나 떼우자 싶어서, 간만에 코랄그랜드 장비실에 있는 장비를 모두 꺼내와서 집으로 가져왔어. 그리고 세척을 시켜줬지. 

BCD세정제도 써서 블레더도 세정해 줬다규!


내 BCD는 APEKS 백플레이트 세트를 구매한 것인데... 모 강사님한테 살짝 눈탱이 맞은 가격으로 구입한 거야. 뭐 얘기하자면 긴 얘기지만, 암튼 눈탱이 맞은 건 이해하고 넘어가겠는데,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구성이었어.

뭐 자세한 얘기는 관심없는 사람들을 위해 접어두고....


망가방도 말려주고...

나의 핑크 SMB와 부츠도 말려줬어.


그리고, 카메라도 이것 저것 좀 달아줬어.

한국에서 올 때 사들고 들어온 '스눗겸용 확산형 라이트' ARCHON에서 나온 W17V 를 고정할 거치대도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질렀어. 코랄그랜드 주소로 시켜서 받았지.

코랄그랜드 오피스에 있는 아줌마가, 내가 우편물과 택배를 자주 찾으러 갔더니, 오! 미스터리! 노모어~~ 라고 외치셨어. 꼬따오에 있으면 지름질 덜 할 줄 알았는데, 역시 난 지름질을 못끊는 아이였어.


난 최대한 카메라는 컴팩트하게 가지고 다니는게 목표야.. 바다 속에 영덕대게 같은 카메라 들고 들어가는 순간, 나는 잔고엥꼬, 거대한 카메라와 함께 빡씬 다이빙, 결과물을 기대하는 주변 시선들을 얻게 되며 아주아주 부담스럽게 되겠지..


고래상어 앞에 다소곳한 훈강사님과 그의 영덕대게를 보라.. 


가끔 DSLR에 왕창 세팅해서 다리를 사방에 펼친 킹크랩을 들고 들어가는 다이버들도 있는데, 어후~ 부담시러워..

난 그러지 않으리라 맹세했었는데... 

엥? 다리가 하나 생겼네?? 어느새 농게가 되어버렸어.
(농게가 뭐냐고? 그 왜 한 쪽 집게발만 엄청 큰 게 있잖어.... 암튼 뭐 그런거 있어..)


그리고 매일 래쉬가드만 입다가, 가끔 비바람 부는 날, 보트 위에서 추워.(핑계가 그럴 듯!) 그래서 수트 상의도 샀어..

샤크스킨.. 태 좋은 사람이 입으면 간지 난다는 풀집업 샤크스킨이야.
ㅇㅇ 난 그냥 빨간 줄 바다돼지.. 

샤크스킨의 장점은 물이 진짜 빨리 빠져. 완전히 마르는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출수하자마자 물이 쭉쭉 아래로 빠져서 물밖에서 춥지 않아. 보온력은 3mm보단 좀 떨어지지만, 물속 물밖 모두 따뜻하게 해줘서 좋아. 게다가 중성부력이거든..

꼬따오에서는 싸이리비치의 반스 옆에 RAID 오피스가 있는데 거기 가면 구입할 수 있어. - 자세한 길 설명 따윈 생략한다.


흰머리가 너무 많아져서 머리 염색도 했.......... 탈색하고 멋진 그레이 색깔로 염색할라고 했는데....탈색은 됐는데, 염색이 안먹었어..... 망했..............

이 머리를 어떻게 하질 못해서... 현재는.... 90년대 밤거리를 누비며 신나게 꺾기를 구사하던 시티백 오토바이 폭주족과 같은 모습으로 스쿠터를 타고 따오를 돌아다니고 있어. 

망했...........

아버지 제사를 이 노란머리로 지내야했다고......



뻘짓 하면서 멜랑꼴리한 걸 좀 잊으며 지내긴 했는데, 그래도 멜랑꼴리 하긴 해...


8년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투병기간은 길었어. 수술하신 후 완치된 듯 보였는데 재발하셨고 그러다가 악화되어서 돌아가시기 까지 10년의 시간이 있었거든. 그 기간 동안 집안 내에서나 내 자신에게나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시기가 내 인생에서 가장 그늘진 시기였다고나 할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2~3년동안에도 내겐 큰 일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난 정말 술에 쩔어 살며 정신 못차리고 지냈던 것 같아.


아마 그래서 아버지 제사가 다가오면 그 때 당시의 일들이 떠올라서 우울해지곤 하는 듯 해. 


어쩌다보니, 집안 장손이고 우리 집안은 제사를 지내는 집안이야. 제사에 대한 책임에 대해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터라, 내외적으로 부담감을 늘 가지고 있었지. (제사 지내는 장남이라고, 나랑은 결혼 안하겠다 정색했던 전 여자친구가 문득 떠오르는 구만... 나쁜 기집애... 사랑했었다.. 흑..) 

그래서 난 내가 모든 제사를 맡게 되는 날, 제사를 매우 간소화시키리라 마음을 먹어왔어. 내 자식이 없다보니, 내 조카 재원이가 장손이 되어버리는데, 재원이에게 장손의 짐을 물려주고 싶진 않아. 이건 차차 고민해봐야겠어.


암튼 내가 제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간에, 난 아버지에 대해 복잡미묘한 감정을 갖고 있는 큰 아들이야. 아버지 제사는 태국에서라도 챙겨드리고 싶어. 음식점과 편의점 몇군데를 돌면서 아버지가 좋아하실 만한 것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집에 와서 혼자 조용히 제사를 지냈어. 그렇게 멜랑꼴리한 밤을 정점으로 찍고 조금씩 다시 감정사이클은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어.


그리고, 다이브마스터 과정을 거의 다 끝냈어. 아마도 8월초에 IDC를 시작하게 될 것 같아. 그 전에 비자런도 다녀와야 하고.. 이래저래 조금 정신없는 7월 마무리가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