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연말, 크리스마스 이브날. 나는 갔었다 두마게티에 스쿠바다이빙하러...
마지막 다이빙한지 1년도 넘긴, 한창 질소 금단현상에 시달리고 있던 터라 어디든 상관없다였지만,
뜬금없이 '그래도 안가본데 가야지'라는 일념하에 필핀 두마게티로 계획을 잡고선 나홀로 다이빙을 다녀왔어.
친구와 함께 가도 재미있지만, 혼자 다이빙 가도 또 그 나름의 꿀잼이 있으니 (라고 위안삼으며)
호흡기 버블소리 들으며 물멍 때리러 바로 출발!
보통 필리핀 갈때는 세부퍼시픽을 이용했는데, 이번엔 필리핀항공을 이용했어.
세부퍼시픽에 수하물 추가하고 나면, 필리핀에어라인이랑 큰 차이가 없어서 그렇게 했는데 말야..... 근데...
필리핀 항공의 기본 20kg 수하물도 모잘라서 5kg 추가했더니 갈때 2937페소 + 올때 2937페소 추가되어서
급 세부퍼시픽을 이용하지 않았음을 후회한 것은 안비밀.
암튼 두마게티는 어디냐면....
세부 섬 아래에 보홀 섬이 있고, 세부섬 서쪽에는 네그로스 섬이 있지,
- 세부 섬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는, 세부시티 아래 매달린 작은 섬 막탄 섬이 유명하고,
- 보홀 섬에서 가장 어쩌고는 그 남서쪽에 달린 작은 섬 팡라오 섬이 유명하듯이...
- 두마게티 (지도에서는 더마겟)에서는 아포 섬이 유명해.
지도상의 파란 화살표는 두마게티 시티와 내가 갔던 리조트가 있는 위치 중간 정도로 즈음~하여 표시해놓은 것.
그래서 두마게티가 어떤 곳이냐! (귀찮으니 AI 돌려보면...)
두마게티는 필리핀 네그로스 오리엔탈 주에 위치한 도시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다양한 관광명소로 유명해. 이곳은 특히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어. 그럼 두마게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
두마게티는 필리핀의 작은 도시지만, 그 매력은 결코 작지 않아. 이곳은 '학의 도시'라고도 불리며, 여러 대학과 교육기관이 있어 젊은 분위기가 느껴져. 특히, 실리만 대학교는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 중 하나로, 많은 학생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있어.
라고 AI가 썰을 풀기 시작하네? 뭐 그래서 경관 어쩌고 관광지 저쩌고 막 나오는데, 아몰랑!
난 어차피 가서 다이빙만 주구장창 하다 올껀데 이게 뭣이 중헌디! 바로 컷!
그래도 두마게티에 대해 궁금하면, 신세대면 챗GPT 같은 애들한테, 구세대면 초록창에 물어봐.
암튼! 그래서... 난 필리핀 항공을 탔다는 얘기하다가 갑자기 두마게티 얘기를 한 나의 성인ADHD 스러움을 이해바라며,
나의 두마게티 투어이야기 썰풀기 시작! (사실 이번엔 크게 뭐 잼난 에피소드 같은거 없음.)
나의 비행편은 이러했어.
출국
인천 - 마닐라 : 12월 24일 아침 7시 30분발 마닐라행 PR467
마닐라 - 두마게티 : 12월 24일 오후 1시 55분발 두마게티행 PR2543
마닐라 공항에서 3시간 경유는 매우 바람직한 구성이지. 근데, 올때는......
귀국
두마게티 - 마닐라 : 12월 30일 오후 4시 55분발 마닐라행 PR2544
마닐라 - 인천 : 12월 31일 새벽 1시발 인천행 PR466
무려! 마닐라 공항에서 6시간 40분을 버텨야 하는 폭망의 스케쥴이었어!
사실 두마게티에서 오전 11시에 출발해서, 저녁 8시면 한국에 떨어지는 비행편도 있었음에도
왜 이런 스케쥴을 했느냐면.....
다이빙 후 No Fly Time 때문이야.
29일 오후 다이빙까지 끝내면 보통 3시 정도면 다이빙이 다 끝나거든?
다음날 11시 비행기라면, 다이빙 후에 20시간 정도의 No Fly타임이 확보가 되긴 해.
게다가 다이빙 컴퓨터에서는 보통 13~15시간 정도로 뜨긴 하니 어쩌면 큰 상관없긴 하겠지.
그래도 난 보수적인 다이버이기 때문에,
여러번의 다이빙을 반복했다면, 최소 18시간이상, 보수적으론 24시간의 No Fly 타임을 지키라는 룰을 지키려고 굳이 저런 힘든 여정을 택했어.
DAN에서는 무감압 멀티다이빙 했다면 18시간 이상, 감압다이빙 했다면 24시간 이상을 권장하고 있는데,
사실 오전 11시 비행기 타도 20시간정돈 보낸거니 괜찮긴 하겠지만, 그냥 조금이라도 더 따땃한 나라에 있고 싶었기도 해서 ㅋ
강사스런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고, (뭐야 아직 출발 하는 얘기 시작도 못했잖아?)
아침 7시 30분발 비행기로 인천에서 출발한다는 뜻은?? 말이 아침비행기이지, 밤새고 공항가야 한다는 뜻.
여유시간 3시간 두고 공항에 도착한다 치면~ 4시 30분까진 공항에 도착해야 하니,
공항 가는 시간 한시간 잡고 치면 3시 30분에 출발해야 하고,
결국 서울역에서 3시 20분에 출발하는 심야 공항버스를 타야했어.
집에서 짐싸기 마무리하고 두시간 잠깐 눈 붙이고 바로 새벽에 나와서 공항버스를 타고 성공적으로 공항에 도착.
이미 웹체크인도 해뒀고, 인천공항 스마트패스 이용해서 착착착~ 빠르게 진행되어 바로 공항 출국장으로 진입 성공.
새벽 공항의 면세점은, 술담배 파는 곳만 열려있었고..
당연히 나란 흡연충 쓰레기는 면세점에서 살건 담배뿐이었기에 흡족하게 구매까지 완료.
이렇게 뭔가 스무스하게 흘러가는 나의 모든 일정들은,
나의 백만년만의 다이빙 투어를 축하해주는 듯 했지! 훗훗!!
후후훗!!! 해외여행 자주 가지도 못하면서, 무제한 라운지 혜택주는 신용카드 쓰고 있는 호구
그게 바로 접니다.
1년 중 겨우 오늘 하루를 위해 연회비 내며 호구생활 버텼을지도? 후후훗!!
가즈아~! 라운지 고고!!!!
잉? 스카이허브 라운지에 사람들 줄 서 있음.
훗... 아무 라운지면 어때. 난 사람 없는 곳에 가서 쉬어 주겠어! 하며 다른 곳으로 가니
다른 라운지는 오픈 전.
잠시 세상을 만만하게 봤던 나 자신을 책망하며 스카이 허브 라운지 대기줄에 다소곳하게 서서 기다렸지.
곧 나의 차례가 왔고! 공항까지 오느라 지친 내 다리를 쉬어주고, 밤새워 허기진 내 배를 채워주겠어!
는 나의 바램이었을 뿐
없어... 없어.... 없어.....! 와따시가 먹을꺼 아리마셍까??
2024년 삼재의 마지막 해를 보내주고 있는 나란 놈에게 스무스한 여행따윈 내게 허락되지 않았지.
음식 준비중.
6시 30분에 음식 제공된다고 써 있었어.
빠워 J인 나는 계산을 시작했지.
나의 비행기는 7시에 탑승 시작. 이 곳 라운지와 내 탑승구까지의 거리를 고려하면
그래! 6시 30분에 음식이 나오면 후다닥 15분 컷!으로 찍고,
짐 챙겨서 탑승구로 좀 빠르게 가면.. 아니아니 그래도 뛰면 안돼.
먹은 음식 탈나기라도 하면 비행중에 너무 힘들어.
15분이면 충분할까?
아! 탑승전 마지막 흡연구역 들릴 시간도 생각해야지.
맞아맞아. 타기전에 화장실도 다녀와줘야 하지 않을까?
그래 결심했어. 먹는 건 10분 컷으로 간다!
음식 깔리는 순간 튀어 나가는거야!
음식이 깔리자마자 후다닥 줄을 섰어. 내가 3빠였어! 후훗. 이 정도면 선방했다. 라고 생각하는 중에
메인메뉴 라인에 줄 섰더니 새로운 줄들이 디저트 쪽, 샐러드 쪽에 막 새로 생기더니 줄이 두줄 세줄이 막 되드라?
나의 계획은 나름 완벽했었어. 그러나 두가지의 큰 판단 실수를 하고야 말았던 거야.
첫번째. 새벽 공항에는 나뿐만이 아니라 굶주린 자가 많다는 것이었어. 그걸 계산치 못하다니!
두번째. 요즘 너무 K국뽕 유튭 숏츠들을 봐서 그런가, 한국인 모두가 질서 지키는 것이 세계적 수준일거라 착각하고 있었어.
메인메뉴가 나왔는데 이미 줄은 중구난방 뒤죽박죽 이었어.
그 구색만 갖춘 라운지의 배식대. 그 코딱지만한 곳에서는 혼돈의 카오스가 시작되었지.
얌전히 줄서서 음식을 덜으려는데, 아자씨 아지매들이 어느새 닌자마냥 뿅!!!! 하고 나타나서
막 라인커팅 하면서 내 앞에 쓱 들어오셔서 음식 퍼가시는데,
아!! 이 느낌이 아마도....
쇼트트랙 경기에 나간 중국선수가, 인기척을 느끼기도 전에 어느새 끼어들어 추월하는 한국선수의 등짝을 본 충격과 같을지도?
뭔가 도떼기 시장이 된 라운지에서 그나마 대충대충 빠르게 음식을 담아다가 자리에 앉으니 이미 6시 40분을 향해 가고 있었지.
말그대로 마셨다. 배도 너무 고팠는데, 마음도 급해서, 마셨어. 후루룩~
나의 이런 모습을 본 누군가는 또 이렇게 생각했겠지.
"아 내가 K국뽕 유튭 숏츠들을 봐서 그런가, 우리나라 사람들 교양이 세계적 수준인 줄 착각하고 있었어.
아직까지 저렇게 공공장소에서 게걸스럽게 걸신들린 거지처럼 음식을 쳐묵쳐묵하는 사람이 있다니!"
해외 잘 나가지도 못하는 K노예의 삶을 살면서, 굳이 연회비 꾸역꾸역낸 나란 호구는
연회비 만큼어치의 밥을 주워먹지도 못한 채, 후다닥 잔망스럽게 게이트를 향해 가야했지.
인천-마닐라간 비행기에서는 거의 기절하듯이 잠들었는데,
승무원이 날 살짝 흔들며 깨우는거야.
"으..으..으응???" (승무원이 이렇게 깨운 건 첨이라 비몽사몽간에 당황)
"비프비빕밥? 오어 쏘세지?"
"쏘리..왓?? 왓 비빔밥??" (무슨 비빔밥인지 잘 못들었음)
"오! 오우케이! (부시럭부시럭) 히어! 유어 비프 비빔밥!"
아니 무슨 비빔밥이냐니깐, 그냥 비빔밥 쳐묵! 하고 주는 승무원님의 센스.
내 자리는 3열시트 중간에 끼인 자리였는데, 양 옆에 앉은 필핀 아줌마랑 청년은 쏘세지 야무지게 드시고,
난 그 가운데서 고추장 짜서 밥 비벼서 대충 꾸역꾸역 쳐묵쳐묵 하고 다시 잠들었음.
그렇게 마닐라 제1터미널에 도착! 두마게티행 국내선은 제2터미널에서 타야해..
필리핀 항공으로 다 끊으면 당연히 같은 터미널에서 타고내릴꺼라 생각하고 방심한 내게,
필리핀 항공은 이런 또 자잘한 퀘스트를 줘버렸네??
흡연충이기에 미리 검색해본 마닐라공항의 흡연구역들.
정확히 기억해내고, 그랩 승차장으로 이동. 마닐라 1터미널은 1층에서 나와서 우측 끝까지 가면,
길 하나 건너서 Grab타는 곳이 있고 바로 그 옆이 흡연장으로 한번에 잘 찾아갔지.
손꾸락 끝마디까지 퍼지는 니코틴을 느껴주시고 잠시 희열과 황홀감에 젖은 후,
흡연장 바로 맞은 편이 터미널 셔틀버스 정차장이란 사실에 감사하며, 바로 셔틀타고 터미널2로 ㄱㄱ
국내선이니, 수속시간이 금방 끝날꺼라서 나란 돼지새끼 또 먹을꺼리를 찾아보는데,
라운지 - 기내식 - 공항식, 이렇게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로 돌아보았는데,
필리핀의 전통음식 졸리비에는 사람이 많아 줄서 있는데, 실외다. 덥다. 땀이 주르르 흐른다.
다이어트 해야지. 참자. 간헐적 단식이다!! 고 정신승리 하면서 돌아서고 수속을 밟고 탑승구로 들어갔다.
그런데.....................
게이트가 오픈할 생각을 안한다.
2번게이트라고 전광판에 써 있는데, 분명히 곧 출발시간인데, 게이트로 가서 보딩하라는 얘기가 엄따.
뭐지?
30분이 지났다. 갑자기 1번 게이트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뭐지?
그리고 또 20분이 지나서야 탑승하랜다.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몰리면서 혼돈의 도가니탕.
아 서대문 대성집 도가니탕 먹고 싶....
암튼 본래 출발시간 1시간을 훌쩍 넘겨 비행기는 출발했다.
가끔 두마게티 후기를 보니까 프로펠러 비행기 타고 가기도 하던데, 난 일반 에어버스 제트기였어.
기장님이 늦게 출발한게 쫄렸는지, 씨게 밟으셨나보다. 두마게티에 도착은 본래 예정시간보다 40분정도밖에 안 늦었다.
도착해서 여차저차 내리니 두바하 리조트에서 보내준 벤 기사가 픽업을 기다리고 있었고,
벤을 타고 바로 샵으로 ㄱㄱ!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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