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격적으로 다이빙 한 얘기로 들어갈께. ㅋㅋ 이제야?
두마게티는 전형적인 화산섬이였어. 섬 중앙에 우뚝 솓아있는 화산도 그렇고, 앞바다 지형도 그렇고 말이지.
리조트 앞바다의 포인트들, 즉 다윈의 포인트들은 용암이 식어 생긴 까만 모래가 바닥을 주로 이루고 있어서
전형적인 먹다이빙 Muck Diving 포인트야.
그리고 마크로 생물들이 많아서, 마크로 사진 촬영을 즐기는 다이버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해.
나도 한때 마크로 찍는거 신기해서 좋아했던 적이 있지만, 이젠 좀 그런게 시큰둥 해져서,
사진을 찍어도 다이빙 하는 사람들 광각으로 찍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라,
다이브 마스터들이 찾아주는 마크로 생물들은, 아.. 그렇구나~ 하고 그냥 보고 넘어가는 편이야.
나 말고도 혼자오신 분도 그 날이 첫 다이빙이기도 해서, 체크다이빙 겸 해서 다윈 앞바다로 첫날 다이빙 하러 나갔었어.
위의 사진은 브리핑 룸 벽면에 붙어있는 다이빙 포인트 지도.
왼쪽 섬이 리조트가 위치한 다윈.(또는 다우인), 오른쪽이 아포 섬인데,
아포섬의 위치가 정확히는 저기는 아니고 사실 두바하 리조트에서 남동쪽으로 한참 배로 달려가야 하는 곳.
왼쪽 섬에 빨간 색으로 이름이 표시된 Dubaha House Reef가 바로 다이빙 리조트 앞바다 포인트야.
그리고 아포섬 포인트에도 빨간 색으로 이름이 표시된 'Dubaha Corner'는 사장님이 개발하신 포인트야.
볼 것들이 많고 다이나믹한 포인트인데, 조류가 자주 변하고 그래서 현지 인들이 가지 않던 포인트라,
사장님이 이곳에 자리잡으며 새롭게 개발하셨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시는 포인트라고 하셨어.
포인트 갯수로는 다윈의 포인트가 훨씬 많기는 한데,
아무래도 두마게티의 하이라이트 포인트들은 아무래도 아포섬이지. 국립공원인 이유가 다 있지 않겠냐구~
다윈쪽 다이빙 포인트는 모두 먹다이빙, 인공어초 다이빙, 마크로 촬영 다이빙이 주로 이뤄지고,
아포섬 쪽은 다양한 산호와 어종이 있어 전형적인 동남아의 볼거리 많은 다이빙 포인트라고 볼 수 있어.
두바하리조트는 방카를 두 개를 보유하고 계시더라구.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아.
손님이 많으면 큰 방카로, 사람이 적으면 작은 방카로 나가고,
또는 사람들 다이빙 목적이나 실력 등에 따라 팀을 나눠 나가는 것 같더라구.
나는 일정 내내 리조트내 풀북이어서, 큰 방카로 여러 다이버들과 함께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어.
2인용 객실 10실을 보유한 리조트에 방카만 두 대라니.. 정말 럭셔리 리조트라고 할 수 밖에 없을 듯.
일단 다이빙 진행은 이렇게 이루어져.
아침에 브리핑 룸에서 대표님의 금일 다이빙 브리핑이 이뤄지고 나면, 방카에 올라타서 다이빙을 나가.
포인트에 도착할때 즈음하여, 대표님께서 다이빙 포인트를 직접 브리핑 해주셔.
대표님이 함께 나가지 않을 때에는 이렇게 마스터들이 다이빙 포인트를 그려서 자세히 브리핑 해줘.
두바하의 브리핑은 그냥 대충하는 브리핑하는게 아니라, 루트의 각 수심도 알려주고,
수중에서 어떤 상황(조류변화 등)을 맞게 되면 어떻게 경로를 바꾸겠다는 등의 정확한 브리핑이 이루어져.
아예 뭐가 뭔지 모르고 들어가는 다이빙보다, 알고 들어가는 다이빙이 더 안전하고 재미있는 건 당연지사.
이렇게 오전에 두 탱크를 진행하고,
방카 위에서 맛난 도시락을 먹고, 오후 한 탱크 마저하고 리조트로 돌아오는 것까진 다른 다이빙 샵과 같아.
근데, 다이빙 끝나고 샵에 돌아오면, 다이버들은 테이블위에 차려져 있는 음료와 간식을 맞이하게 될꺼야.
그냥 과자 같은거랑 음료수가 준비되는 것도 아니고, 정성이 들어간 팬케익이라든가 디저트 들이 예쁘게 세팅되어 있어.
스텝들이 방카에서 장비를 내리고, 세척하고 내일 다이빙을 준비하는 동안,
다이버들은 간식을 먹으며 그날의 다이빙을 찬찬히 곱씹는 여유를 즐기다 보면,
아주 럭셔리한 다이브 리조트의 느낌이 뙇 들지.
다이빙 끝내고 들어오자마자 허겁지겁 간식을 쳐묵쳐묵 했더니만, 간식 사진은 하낫도 없네?
간식 먹고나서 숙소에서 각자 샤워하고 좀 쉬다보면 어느새 저녁시간.
이전 포스팅에서 입이 닳도록 칭찬했던 저녁 식사가 아주 푸짐하고 맛나게 제공되고,
저녁 다 먹고 냉장고에서 산미구엘 꺼내서 바다 바람 맞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돼.
다이빙 환경은 너무 좋아. 어종도 정말 다양하고, 산호들도 너무 예쁘고...
다윈 앞바다만 해도 아무리 마크로 위주의 먹다이빙이라고 해도
스팅레이, 대형 복어, 거북이 등등 부터 별별 다양 어종 넘처나고, 그만의 매력이 있어.
아포섬은 왜 국립공원인지 알겠다 싶을 만큼 수 많은 자잘한 물고기떼도 많고 산호밭은 정말 예뻤어.
단, 안타깝게도 내가 갔을 때에는 시야가 좋지 못했어.
필리핀 서부에 열대 저기압이 크게 발생하면서, 날씨도 계속 흐리고 조류도 쎄고 그랬거든.
(늘 그렇듯, 내가 두마게티를 떠나는 날이 아주 날이 쨍하고 바다도 장판이었다지...ㅜㅠ)
뭐.. 내가 그렇지.... -_-
그. 래. 도! 날씨는 차치하고,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이~
다이빙 시작했던 날이 크리스마스였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서 가져간 산타모자와 산타래쉬가드를 입고, 크리스마스 다이빙을 했다구!
쵸큼 흥이 안났던 것이, 나 빼곤 아무도 크리스마스든 아니든 알빠노~ 하는 분위기였단거.
아니, 왜 아무도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즐기지 않는 단 말이오!!
반백의 독거노인 혼자 산타복 입고 다이빙하는데 살짝 현타오긴 했음.
산타복에 싼타모자까지 쓰고 다이빙을 했는데, 방카 위의 분위기는...
얼음. 아무도 신경 안씀. 크리스마스 분위기 어디감?
나 혼자 하니 참 그냥 썰렁하네?
그런다고 안할 내가 아니지.
ㅋㅋㅋㅋ
극 I인 나님이지만, 이런거 하기로 맘 먹은거 얼굴 철판 깔고 혼자라도 한다.
근데 보면, 내 얼굴 클로즈업 될때 얼굴이 좀 만신창이가 된거 보여?
(아 물론, 원래 생긴게 만신창이이긴 해. 그건 인정.
그냥 추남이 왜 추추추남이 된거 보이냐는 뜻으로 받아들여.)
이번에 다이빙 후드를, 아이스 다이빙용 겨울 후드를 가지고 갔거든?
뭐가 다르냐면... 얼굴 구멍이 두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얼굴이 최대한 가려지는 후드야.
얼굴 조금이라도 타지 않겠다! 라는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 제품이지.
근데, 이거 쓰는게 만만치 않음. 마스크쓰고 정리할때 테두리 정리해주고 하는게 꽤나 번거로움.
게다가 내가 얼큰이다 보니, 저거 쓰고나면 얼굴 전체를 압박되어 얼굴의 모든 살들이 폐소공포증을 호소하며,
"으악!~ 답답해!! 나 나갈래!!!!" 를 외치며 막 구녕으로 살들이 삐져나오기 시작해.
후드만 쓰면 딱 이런 얼굴 됨.
암튼 이렇게 별거 없이 매일매일 다이빙 하는 천국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아니, 엊그제 온 거 같은데? 벌써 내일이면 귀국이라고???"
역시나 이런 타임워프, 타임파라독스, 타임스키핑을 겪어버렸어.
전세계 누구나 휴가가면 겪는 타임워프 미스테리인데, 아무도 이 현상의 진실을 밝혀낸 물리학자가 없다니.
잃어버린 내 시간 돌려줘.
아가모토의 눈 삽니다.
귀국 이야기는 다음편으로 또 미루기.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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